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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행복한 달걀의 맛, 올가 자유방목 동물복지 유정란 산지

Jadam | 201305

우리가 먹는 달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루 종일 A4지 한 장보다 작은 크기의 공간에서 앉지도 서지도 못한 채 온갖 약과 불면증에 시달리다 생을 마감하는 닭이 낳은 달걀과 암수가 서로 어울려 자유롭게 뛰노는 닭이 낳은, 생명이 숨 쉬는 달걀. 만약 닭에게도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분비된다면 행복 호르몬이 샘솟는 닭과 달걀은 어느 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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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닭’님들이 달린다
창틀 사이로 들여다보니 닭들이 출입문 앞에 다닥다닥 붙어 서있다. 덩치 큰 수탉도 자그마한 암탉도 모두들 눈을 반짝이며 무언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눈치다. 아침 9시 반, 문이 열리자 닭들이 일제히 뛰기 시작한다. 성격이 급한 놈은 푸드덕 날듯 뛰듯 한다. 어디선가 본 듯한 이 풍경은…, 초등학교 운동회?! 흰 운동모자 대신 머리에 빨간 볏을 달고 짧은 다리로 총총거리는 닭들의 목표 지점은 제각각이다. 너른 산자락에 놓인 밥통이거나 물통, 혹은 풀, 벌레, 흙 목욕을 위한 아늑한 흙바닥, 숨어 있을 수풀. 어느새 다리 사이로 들어와 있던 암탉과 눈이 마주쳤다. 닭님, 안녕! 올가의 행복한 달걀을 낳는 행복한 닭들의 매일 아침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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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 달걀, 대한민국 동물복지의 시작이자 기준
지난 2007년 풀무원은 우리나라 기업 최초로 동물복지제도를 도입했다. 풀무원은 우선 풀무원 브랜드 달걀인 자연란과 친환경식품 전문기업 올가홀푸드로 들어오는 육류, 달걀, 우유에 대해 동물복지 기준을 정하고, 기준에 적합한 환경에서 길러지고 낳은 것들에 대해 엠블렘을 표시해왔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12년, 마침내 우리나라에도 정부 주도의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가 생겨났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을 받은 곳은 경남 하동에 있는 청솔원. 올가 ‘무항생제 자유방목 동물복지 유정란’이 있는 바로 그곳이다. 그러니까 이곳의 닭들은 법이 강제하기 전부터 올가가 다짐한 ‘동물에게 보장하는 동물 복지 5대 자유 원칙’ 아래 ‘닭답게’ 살아온 셈이다. ‘닭답게’?! 우리나라에서 닭답게 사는 닭은, 놀랍게도 고작 1퍼센트 밖에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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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에 아홉은 불행한 닭이 낳은 불행한 달걀
유럽연합은 2013년부터 케이지 방식의 사육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 동물복지는 걸음마 수준도 안 된다. 동물복지법이 개정되었다지만 TV 뉴스 속 기자들은 여전히 아무렇지 않게 케이지 속에 갇힌 몰골사나운 닭들을 배경으로 보도를 하고, 시청자들은 무심히 보아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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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달걀의 99퍼센트는 일반 관행 축산 방식(일명 케이지 사육: 닭을 좁은 철망 안에 몇 마리씩 가두어 기르는 방식)으로 사육된 닭으로부터 나온다. 이 닭들은 평생 좁은 공간에 갇힌 채 항생제, 성장촉진제, 산란촉진제, 호르몬 등과 살충제를 뒤집어쓰고 살아간다. 사람들은 밤에도 환하게 불을 밝혀 하루에 3개까지 알을 낳게 한다. 달걀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일주일 이상 굶기는 강제 환우(털갈이)도 시킨다. 시중의 달걀은 대개 무정란이다. 생명이 없는 달걀, 암탉이 혼자 낳은 알에서는 병아리가 태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올가의 달걀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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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 소나무 숲 속 암수 서로 정다운 닭들
유난스러웠던 겨울 끝, 봄의 문턱에 든 지난 3월 말, 올가 달걀을 낳는 행복한 닭이 있는 청솔원을 찾았다. 정진후 대표가 직접 쌓아올렸다는 나지막한 돌담을 지나 입구 왼편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들어가니 닭 울음소리가 메아리처럼 들려온다. 금세 푸른 소나무 숲이 눈앞에 펼쳐졌다. ‘방사장’이라 불리는 닭들의 놀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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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5천여 평의 소나무 숲 속에는 2만 여 마리의 닭들이 산다. 잠자는 시간과 알 낳는 시간 외에는 소나무 숲을 마음껏 돌아다니며 암수가 서로 어우러져 자유롭게 지낸다. 숲 한켠에는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널찍한 계사가 있다. 물론 철망으로 만든 우리 따위는 없는 평사다. 닭들은 이곳에서 편안하게 알을 낳고, 해가 지면 어둠 속에서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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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즐겁게 뛰어 놀아야 진짜 방사유정란
지난해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을 받은 농가는 37곳이다. 이들 중 9곳이 자유방목을 하고 있는데 으뜸은 역시 청솔원이다. “1999년 우연히 얻은 병아리 30마리가 시작이었습니다. 닭에 대한 기본 지식도 없고 양계에 대한 기초 기술도 없었기 때문에 그저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살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죠.” 인증을 받기 위해 놓아 기른 것이 아니라 놓아 기르다보니 인증을 받게 된, 청솔원 정진후 대표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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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 방사유정란 인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방사 환경과 방사 시간, 방사 면적이다. 이곳은 햇볕과 그늘, 맑은 공기와 신선한 바람이 가득한 자연 그대로의 숲이다. 방사 면적이 중요한 건 한 마리당 최소한 0.33평의 공간이 제공되어야 닭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고 환경 오염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방사 시간이 길면 운동 등 다른 곳으로 에너지가 분산되어 산란율이 크게 떨어지지만 “잠자는 시간과 알을 낳는 시간 외에는 자연 속에서 살아야 진정한 방사유정란”이라는 정 대표의 생각은 확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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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지 마라’가 아니라 ‘먹어야 한다’면!
날이 갈수록 먹고 사는 일이 쉽지 않다. 달걀 먹는 일도 그렇다. 엄격한 채식주의자가 보자면 안 먹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테지만, 세상 모든 사람들이 평생 풀만 먹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암탉과 수탉이 서로 어우러져 자유롭게 뛰놀며 지내다 낳은, 생명이 숨 쉬는 방사유정란이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닭들을 공포나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롭게 해주려는 겁니다. 관행 양계에 비해 부지는 100배, 계사는 10배, 노동력은 5배나 필요하지만 행복하게 사는 닭들은 좋은 달걀로 보답할 거라 믿어요.” 정대표와 올가의 바람. ‘올가 무항생제 자유방목 동물복지 유정란’은 그 바람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려준 닭들의 고마운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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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닭이 낳은 달걀을 구분하는 법

1) 노른자보다 흰자가 중요해
흰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2중으로 되어 있는데 노른자와 붙어 있는 부분의 탄력이 중요하다. 노른자가 흰자 속으로 반 이상 묻혀 있어야 신선한 달걀이다.
2) 무조건 진한 노른자가 좋다는 오해
방사유정란은 자연스러운 노란빛을 띄며 색이 조금씩 다르다. 모두 진하고 똑같다면 오히려 이상한 것.
3) 껍질 색도, 크기도 제각각!
사람의 얼굴과 체형이 제각각이듯 달걀 크기며 껍질의 색도 당연히 조금씩 다르다. 자유롭게 뛰놀며 자란 닭이 낳은 달걀이라 더욱 그렇다.
4) 비리지 않고 고소한 맛
비리지 않고 고소하니 우선 생으로 달걀 본연의 형태와 색을 감상하며 천천히 맛을 느껴볼 것. 뜨거운 밥에 날달걀과 간장을 넣고 비벼 먹어도 보자. 말 그대로 참 고소하다. 청솔원 정진후 대표의 추천 메뉴는 달걀찜. 다른 달걀들과는 다른,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단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란 무엇인가요?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인도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소·돼지·닭·오리 농장에 대해 국가가 인증하고, 인증 농장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에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마크’를 표시하는 제도. 지난 2011년 동물보호법이 개정되면서 도입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는 2012년 산란계 농가를 시작으로 돼지(2013년), 육계(2014년), 한우와 젖소(2015년)로 확대될 예정이다. 우리나라 기업 최초로 동물복지제도를 도입했던 풀무원은 지난 2007년부터 풀무원 브랜드 달걀인 자연란과 친환경식품 전문기업 올가홀푸드에서 납품받는 육류, 달걀, 우유에 대하여 동물복지 기준을 정하고, 기준에 적합한 환경에서 길러지고 낳은 것들에 대해 엠블렘을 부착하여 표시해오고 있다.

 

행복한 계란으로 만든 캠핑요리 3가지
올가 자유방목 동물복지 유정란으로 하동 산지에서 직접 만들어본 행복한 계란요리들. 야외에서 후다닥 조리했는데 근사한 캠핑요리가 완성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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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란 플래터

준비하세요(1~2인 기준)
올가 자유방목 동물복지 유정란 2개, 식초 5큰술, 물 3컵, 곡물빵 2쪽, 표고버섯 2개, 황금송이 버섯 1/3개, 올리브유 1작은술, 소금, 후추 약간, 디종 머스터드 소스 재료{머스터드 소스 3큰술, 꿀 1큰술}

만들어보세요
1. 계란이 잠길만한 크기의 냄비에 식초를 넣은 물을 끓인다.
2. ①의 물이 끓으면 국자를 이용해 수란을 만든 후, 익으면 찬물에 담가 놓는다.
3. 표고버섯은 붓으로 턴 후 4등분해 썰고 황금송이 버섯은 손으로 찢는다.
4.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③의 버섯을 익힌다. 소금, 후추로 간한다.
5. 접시에 버섯을 놓고 그 위에 수란을 올린 후 빵과 어린잎을 곁들여 낸다.
   디종 머스터드 소스도 함께 곁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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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프리타타

준비하세요(1~2인 기준)
올가 자유방목 동물복지 유정란 3개, 생크림 1/4컵. 파마산치즈(간 것) 1/4컵, 아스파라거스 4줄기, 양송이버섯 4개, 양파 1/5개, 올리브유 1작은술, 소금, 후춧가루 약간씩

만들어보세요
1. 생크림을 넣어 고루 풀어놓은 계란에 곱게 간 파마산치즈를 넣어 섞어 놓는다.
2. 감자 필러로 아스파라거스의 껍질을 벗겨 놓고 양파는 채썰고 버섯은 6등분한다.
3. 작은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양파를 볶다가
   양파가 투명해지면 버섯과 아스파라거스를 함께 볶아준다.
4. ③이 살짝 익으면 ①의 계란을 붓고 약불로 타지 않게 익힌다.
큰 프라이팬으로 덮어두면 좀더 빨리 익는다.

5. ④가 속까지 잘 익으면 도마에 놓고 6등분하여 접시에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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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토마토와 계란 프라이

준비하세요(1~2인 기준)
올가 자유방목 동물복지 유정란 3개, 토마토 1/2컵, 그린빈 4줄기, 포도씨유 1큰술, 소금, 후춧가루 약간씩

만들어보세요
1. 토마토는 꼭지를 떼어 반 썰고 그린빈도 3등분 또는 2등분으로 썰어 놓는다.
2. 팬에 기름을 두르고 토마토와 그린빈을 볶으며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다.
3. ②에 계란 3개를 깨서 넣는다. 소금, 후추로 간하고 기호에 맞게 익혀낸다.

CREDIT

<자연을담는큰그릇> 편집실

사진톤 스튜디오

요리&스타일링그린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