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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초록색 기운이 출렁! 횡성 유기 명일엽 산지를 가다

Jadam | 201411

자연의 시간은 가을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이곳은 뜻밖에 초록의 기운이 가득하다. 참나무, 자작나무, 낙엽송, 누릅나무들이 빽빽한 산자락에 둘러싸인 건 초록빛 잎사귀가 무성한 유기농 명일엽 밭. 눈을 들면 울긋불긋 단풍, 고개를 숙이면 금세 여름으로 타임 슬립! 오늘 우리를 이곳으로 이끈 건 조끼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보며 바쁘게 돌아다니는 정체불명 흰 토끼가 아니라 정직하고 성실한 농부이니 길을 잃고 헤맬 일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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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생산지는 일본 장수 마을
명일엽에 관한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한 중년 남성의 인생역전(!)이었다. 간경화로 좋아하던 술을 딱 끊었다는 그는 ‘유기 명일엽 녹즙’을 마신지 3년 만에 간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예전처럼 과음을 하지는 않지만 이제 술을 마셔도 전혀 힘들지 않아요. 하하~” 명일엽 기르는 이들이 “술을 너무 많이 먹게 되는 것이 부작용”이라더니 과연! 그런데, 매일 아침 그에게 녹즙을 챙겨준 그의 아내가 바란 것도 그의 행복한 음주였을까?
‘천사가 준 유용한 식물’(Angelicus utilis)이라는 학명이 붙어있는 명일엽은 먹으면 신선이 된다고 해서 ‘신선초’라고도 불린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효능을 살펴보면 이름 한번 잘 붙였다는 생각이 든다. 미나리과의 다년초인데 효능은 미나리보다 몇 곱절 위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다양한 비타민과 미네랄은 기본, 신기하게도 동물성 식품에만 있는 비타민 B12도 품고 있다. 비타민 B12는 기억력 감퇴, 알츠하이머 발병을 예방하는 영양소로 알려져 있다. 학자들이 주목하는 건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과 칼콘 성분이다. 특히 칼콘은 정상 세포가 암 세포로 변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해 암을 억제한단다. 명일엽 줄기를 자르면 땀이 맺히듯 배어나오는 노란색 진액이 칼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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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일엽의 이런 신비로운 효능 덕분인지 세계 최초로 명일엽을 재배했다고 알려진 일본의 작은 섬 하치조지마는 장수 마을로 유명하다. 90대 이상 어르신은 흔한 정도이고 80대는 젊은 축에 드는데, 이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건강 비결이 명일엽이란다. 생으로도 먹고, 명일엽 차, 명일엽 카레, 소바, 우동, 빵, 과자, 사탕, 술 등등 거의 모든 음식에 넣어 먹는다. 집집마다 고유의 명일엽 요리가 있을 정도이다. 자신들처럼 건강하려면 이렇게 매일 듬뿍 먹으라는데, 만약 쉽지 않다면? 아마 가장 좋은 대안은 명일엽 녹즙이지 싶다.
사실 명일엽 속 영양을 온전히 섭취하려면 생으로 먹는 것이 좋고, 쌈, 샐러드, 즙 중 체내 흡수율로 따지면 즙이 으뜸이다. 전문가들은 채소와 과일을 녹즙으로 만들면 섬유질이 잘게 부서지면서 비타민, 미네랄 등이 쉽게 빠져나와 그냥 먹을 때보다 더 많은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소화 흡수율도 그냥 먹을 때보다 녹즙을 마실 때가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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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재배, 안전한 녹즙을 위한 첫걸음
우리나라의 명일엽은 대부분 녹즙용으로 길러진다. 주로 환자들이 약으로 녹즙을 찾던 시절에도, 건강한 일상을 위해 매일 아침 습관처럼 녹즙을 먹는다는 이들이 많아진 요즘도 풀무원녹즙에서 가장 잘 나가는 제품은 ‘유기 명일엽 녹즙’이다. 1995년 처음 생산된 이래 해마다 최고 판매량을 갱신 중이다. 인기 비결은 ‘언제나 안전하고 신선한 유기농 명일엽’. 풀무원녹즙의 ‘유기 명일엽 녹즙’은 애매모호하게 ‘요리’된 주스가 아닌 질 좋은 신선한 명일엽을 있는 그대로 짜기만 한 100퍼센트 비가열 생즙 원액이기에 안전이 생명이다. 유기농법과 더불어 풀무원녹즙이 거듭 강조하는 계약 재배는 안전한 녹즙을 위한 첫걸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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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녹즙은 녹즙 회사로는 드물게 전국의 모든 풀무원녹즙 원료 산지와 계약 재배를 맺고 있다. ”원료 공급이 불안정하면 품질도 불안정할 밖에 없습니다. 계약 재배를 통해 턱 없이 부족한 유기농 명일엽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명일엽의 성장 과정도 처음부터 끝까지 낱낱이 살필 수 있지요.” 풀무원 친환경팀 구매담당자는 풀무원과 생산자 사이를 잇는 가장 강력한 끈은 고객들이라고 말한다. “1년 전에 미리 녹즙 생산량을 계획해 원료 구입을 결정한다는 게 회사 입장에서 결코 쉬운 일은 아닌데요. 풀무원녹즙의 경우 오랜 고객들이 많아 매일 꾸준히 일정량 이상의 녹즙을 생산,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녹즙 고객과 생산자, 녹즙회사… 서로가 서로를 향한 깊은 믿음과 약속이 곧 좋은 녹즙을 만드는 바탕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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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 산비탈에서 서늘하게 자라다
풀무원녹즙의 원료 명일엽은 강원도 원주, 횡성, 경기 양주, 충북 음성, 증평, 경북 안동 등지에서 모두 유기농법으로 길러진다. 원주는 풀무원녹즙 전체 유기농 명일엽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최대 생산지이다. 사시사철 비닐하우스 안에서 명일엽이 나고 자란다. 수확량이 뚝 떨어지는 고온다습한 여름부터 초가을까지는 고랭지 횡성 노지에서 길러진 유기농 명일엽이 힘을 보탠다.
10월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 올해 마지막 유기농 명일엽 수확을 앞두고 있다는 횡성의 그 밭으로 향했다. 차창에 코를 박고 깊은 산 더욱 깊어진 단풍에 정신이 팔린 사이 도착한 곳은 강원도 횡성 둔내면 삽교리. 청태산 줄기 산비탈 아래 자그마한 밭 하나가 몰래 숨어 있다. 온통 초록색뿐인 밭이다. 주변의 시간일랑 아랑곳하지 않고 독야청청 싱그러운 유기농 명일엽들의 아우라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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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일엽은 성질이 차고 물을 많이 먹는 채소입니다. 그래서 습하고 서늘한 곳이 최적의 재배지로 꼽히지요. 이곳 해발이 500~700미터로 진부령보다 더 높아요. 해가 가장 늦게 뜨고 빨리 지니 햇빛과 더위에 예민한 명일엽을 키우기 그만입니다.” 유기농 명일엽 농부 한경환 씨의 말처럼 해가 드는 쪽 명일엽의 키는 허리쯤인데 산그늘 아래 있는 명일엽은 사람 키를 훌쩍 넘게 자랐다. “명일엽은 여름보다 초가을에 성장이 더 빨라요.” 유기농 명일엽 밭 한가운데 서서 맞는 햇살은 도시의 것보다 보드랍고 바람은 먼지 한 점 없이 개운하다. “주변이 모두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고 환경이 무척 좋아요. 축사가 없어 수질 오염으로부터도 안전하고요. 무엇보다 생산자의 마인드가 훌륭합니다.“ 풀무원 구매담당자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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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농부의 수고와 결실
농부 한경환 씨는 지난 2000년 농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화학비료 뿌리지 않고 화학농약 치지 않고 갖가지 채소들을 길렀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논밭이 관행농을 할 때였지만 큰 고민은 없었다. 욕심이 없으니 농사가 잘 안되어도 그런가보다 했단다. “뜻 맞는 몇 명이 모여 산세로자연영농조합을 만들고 농사를 시작했어요. 젊은 사람들이 뭘 모르고 시작했겠지 싶었는지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처음엔 친환경 인증을 안내주다가 두해를 겪고 나서야 인증을 내주대요. 지금은 그래요. 산세로는 말날 게 없다고 말이죠. 우린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어요.” 나라의 인정은 받았지만 형제 많은 집 막내라는 그를 향한 주변의 걱정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렇게 힘들게 농사 지어 되겠냐. 유기농이 돈이 되냐, 세상물정 모른다며 형님누님들 잔소리가 정말 많습니다. 제가 키운 유기농 명일엽이며 유기농 양배추, 유기농 브로콜리는 맛있게 먹으면서 말이지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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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동창회에 제가 키운 유기농 채소들을 한 아름 가져갔는데 다들 유기농이라며 순식간에 들고 가던걸요.” 유기농 농부의 수고와 결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행농과 유기농의 값 차이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 현실 속에서 풀무원과 맺은 인연은 여러모로 힘이 된다. “풀무원과 함께 일한다고 하면 유기농하는 이들 사이에서도 인정하고 부러워하는 분위기가 있어요. 판로 걱정 없이 제대로 잘 키우는 일에만 몰두할 수 있고 제값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풀무원녹즙의 기준이 엄격하다고 하는데 서로 약속한 대로 하는 거니까 힘들 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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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잎을 따면 내일 새 잎이 돋는다
낙천적이고 소박한 농부가 들려주는 유기농 명일엽 재배 과정은 잔잔함을 넘어 평화롭다. 날이 가물 때 밭에 물 대기며, 화학 제초제, 화학 농약 대신 허리가 끊어질 듯한 네댓 번의 잡초 뽑기와 진디와의 전쟁 등등 유기농 명일엽 농사의 어려움이 구구절절 이어질 줄 알았는데 싹만 잘 틔우면 그 다음은 수월하단다. 풀무원 김현수 씨의 귀띔이다. ”풀무원녹즙의 생산자들은 유기농업 장인들이에요. 같은 명일엽이라도 그 쓰임이 생즙인 녹즙의 원료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10년 이상 유기농업을 고집하면서 토질, 물 배수, 온도 관리, 병충해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했다고 보시면 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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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명일엽 농사는 땅의 힘을 살리는 비료 넣기부터 시작된다. 녹즙의 원료가 될 명일엽이기에 비료는 유기농업에서 최고로 치는, 항생제를 먹지 않고 건강하게 자란 소나 돼지의 깨끗한 축분을 사다 쓴다. 그 다음 과정은 씨앗. 명일엽 재배량이 적으니 씨앗을 구하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의 농부는 자가 채종을 통해 씨앗을 얻는다. 이 밭의 유기농 명일엽은 지난해의 건강한 유기농 명일엽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유기농 명일엽은 싹을 틔워 키우는 것부터 큰일이다. 모기르기(육묘)까지 무려 넉 달이 걸린다. 씨앗은 우선 물에 여러 번 씻은 다음 물에 불린다. 충분히 불린 씨앗은 따뜻한 곳에 두어 싹을 틔운다. 싹이 트면 모판으로 옮겨 두고, 본잎이 두세 장 나오면 흙에 임시 심기 한다. 이때쯤 되어야 한시름 놓을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서리가 내리지 않겠다 싶을 때 본밭에 옮겨 심는데 올해는 5월 보름쯤이었다. 수확은 강원도 장마가 끝나는 7월 말부터 시작했다. ‘오늘 잎을 따면 내일 새 잎이 돋는다’는 이름처럼 명일엽의 생명력은 정말 대단한 것이어서 가지를 치고 스무 날이 지나면 다시 수확이 가능하다. 서너 번쯤 가지를 수확하고 나면 마지막엔 포기를 쳐내 횡성 밭의 한 해 유기농 명일엽 수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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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노루도 즐기는 싱싱 달큰한 맛
수확한 유기농 명일엽은 즉시, 늦어도 한 시간 이내에 밭 옆에 있는 저온 저장고로 옮겨진다. 녹즙의 가공과정은 물에 씻고 자르고 썰어 즙을 짜내는 것이 고작인지라 수확할 때부터 눈으로 확인 또 확인하며 상처가 있거나 무른 것들은 꼼꼼히 골라낸다. 이 과정은 비닐 자루에 담아 포장할 때 한 번 더 반복한다. 포장은 딱 15킬로그램 단위로 나누어 하는데 공기 노출과 온도 변화를 최소화하고 명일엽에 냉기가 고루 닿도록 해 신선도를 최대한으로 유지하기 위함이다. 밭을 떠난 유기농 명일엽은 저온 저장고부터 냉장 배송차량, 녹즙공장 안 보관창고, 가공 과정, 그리고 녹즙 한 병이 되어 고객의 손에 들어갈 때까지 섭씨 5도씨를 유지(콜드체인 시스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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즙 이전에, 잎 이전에, 씨앗부터 어디서 어떻게 나고 자랐는지, 즙을 짜내는 과정은 또 어떠했는지 그 일생이 낱낱이 공개되는 풀무원녹즙의 ‘유기 명일엽 녹즙’. 이파리 씻어낸 물까지 맑고 깨끗한 ‘그 밭의 그 유기농 명일엽’은 씨 뿌리기 전 토양 검사부터 수질 검사, 중금속 검사, 일일 관능검사까지 국립 농산물품질관리원이 정한 기준보다 곱절 많은 풀무원 기술연구소의 300여 가지가 넘는 검사를 통과해야만 비로소 ‘유기 명일엽 녹즙’ 한 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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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입맛 까다로운 노루며 고라니가 몰래 와서 먹고 간다는 말을 들어서일까, 그날 그 밭에서 먹고 반해버린 유기농 명일엽의 싱싱하고, 맑고, 고소하고, 달큰한(!) 맛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눈으로 직접 보고 나니 ‘유기 명일엽 녹즙’을 먹을 때면 쓴맛 속에 숨어있던 그 맛들이 반갑게 혀끝에 와 닿는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꿀꺽 삼키고 나니 어느새 그날 본 유기농 명일엽의 초록색 기운이 몸속에서 출렁~! 잘 키워 잘 짜낸 자연의 생명력이란 바로 이런 것일 테지 싶어 마음까지 참, 풋풋해진다. 

*이렇게 수확된 유기농 명일엽은 어떻게 풀무원녹즙 ‘유기 명일엽 녹즙’으로 탄생할까요? 생산과정은 다음 기사 “바른먹거리 과학으로 녹즙을 담다”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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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프리랜서 작가 한정혜

사진MRco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