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담는 큰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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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담큰 편집실] ‘여름의 맛’ 버킷 리스트

Jadam | 201507

지금보다 조금은 더 어렸을 때 일입니다. 원고 마감에 쫓기는 새벽녘이면 마감이 끝나면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곳, 만나야할 친구들의 목록을 적어보는 게 작은 위안이 되곤 했었지요. 적어놓은 마감 버킷 리스트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치 그곳에 갔다 오기라도 한 것처럼 친구들을 만나 못 다한 수다를 나눈 것처럼 기분이 좋아지곤 했는데요. 마감 버킷 리스트로 마감의 스트레스를 이겨냈던 것처럼 더위에 지친 우리의 입맛을 달래줄 시원하고 짜릿한 ‘여름의 맛’ 버킷 리스트를 적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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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익, 하고 뚜껑을 돌려 열면 당장이라도 끓어 넘칠 기세로 병 입구를 향해 보글보글 달려 올라오는 탄산수의 기포들. 되도록 탄산음료는 마시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한 여름에는 강아지처럼 달려 나와 입가에서 반가움을 퐁퐁 터뜨려대는 이 기포들을 마다하기 어려운 법이죠. 그뿐인가요. <자담큰> 여름호 ‘제철노트’에 등장하는 한창 물오른 복숭아 과육과 얼음을 동동 띄운 복숭아 아이스티도 거절하기 어려운 여름의 맛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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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끄러운 미역과 토마토와 양상추를 마구 섞고 특제 생강 드레싱을 뿌려 먹는 미역 샐러드. 여름날 아침식사로 이것만한 것이 없다고 30년 전의 젊은 하루키는 말했더랬지요. 그는 지금도 미역 샐러드를 좋아할까요? <자담큰>에서는 하루키의 미역 샐러드만큼 아침에 어울리는 풀무원의 제품들을 모아 가족사진을 찍어보기로 했습니다. 크기도 생김새도 제각각인 녀석들을 한데 모으다보니 편집실 가족들이 모두 매달려 제품을 매만지고 높낮이를 맞추느라 진땀 좀 흘렸는데요. 결과물이 궁금하시면 조만간 업데이트될 ‘트렌드리포트’를 기대해주세요. 왜 우리가 아침을 먹어야 하는지도 전격 공개될 테니까요. 그런데 미역은 콩나물과 함께 먹으면 식감이 더 좋은 것, 알고 계신가요? 이유는 저도 모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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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또를 올리고 미소 된장을 발라 노릇하게 구워먹는 일본식 나또 주먹밥, 풀무원 ‘요리토핑-불닭김치’를 얹어 짜릿한 매운 맛이 느껴지는 불닭 오니기리도 ‘여름의 맛’에 끼워줄만 합니다. 사우디 왕자처럼 호방하게 에어컨을 틀어댄다 하더라도 결코 시원해지기 어려운 그곳, 바로 주방에 발을 들여놓기가 더없이 겁나는 계절, 여름이니까요. 오니기리의 레시피는 ‘오늘 뭐 먹지?’ 코너에 등장할 예정!

물기가 날아가 겉면이 포슬포슬 사랑스러워진 찐 감자. 소금을 찍지 않아도, 충분히 뜨겁지 않아도 그저 맛있기만 한 햇감자가 여름 한낮을 대표하는 간식이라면(감자에 대한 따끈한 이야기는 ‘제철노트’에서 확인하세요), 해가 뉘엿하게 져버린 깜깜한 여름밤에는 메밀 향 은은히 풍기는 까무잡잡한 메밀 라면이 참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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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불고불하고 탄력 넘치는 라면 면발을 얼음 동동 띄운 차가운 가쓰오부시 국물에 촉촉이 담가서 후루루루룩. 아니면 아삭한 열무김치랑 매콤하게 무친 황태랑 슥삭슥삭 비벼서 한 젓가락에 호로록. 이때 면발은 반드시 기름에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린 풀무원 ‘자연은맛있다’ 메밀 라면 면발로 택해야 아침에 일어나 후회하지 않는답니다. ‘자연은맛있다’와 오동통한 풀무원 우동면으로 만든 <자담큰> 특제 여름면 리스트도 ‘오늘 뭐 먹지?’ 코너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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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맛을 논하려면 아파트 단지 어귀에 트럭을 세워놓고 모락모락 김을 뿜으며 옥수수를 삶는, 옥수수 파는 할아버지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겨울엔 군밤을 팔지만 여름의 옥수수만큼 많이 팔리지는 않아 보여서 눈에 띌 때마다 옥수수를 팔아드리려 애쓰고 있는데요. 제가 팔아드린 옥수수만도 트럭 한 대는 꽉 채울 법 한데 여전히 저는 단골 축에 끼지 못하는지 제 얼굴을 못 알아보시는 것 같더군요. 어쩐지 알아보신다 싶을 땐 좀 더 친근하게 인사를 건네곤 하지요. “많이 파세요.” 절대 기억 못하는 얼굴로 옥수수를 건네실 때는 저도 소심한 복수의 인사로 마무리.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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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담는큰그릇> 여름호에 조금씩 담은 여름의 맛들 중 독자 여러분의 기억에 남는 여름의 맛은 어떤 맛일지 무척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아, 물론. 기억을 못하신다고 해서 소심하게 복수할 사람은 아닙니다만.

CREDIT

<자연을담는큰그릇> 편집실

사진MRco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