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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았지만 다른 공간, 박물관 vs 미술관 vs 갤러리

Jadam | 201509

박물관, 미술관, 갤러리가 서로 다르다는 건 알겠는데 설명하려면 입이 선뜻 떨어지지 않는다. ‘전시’라는 공통점을 지닌 이 세 곳은 서로 무엇이 다르고 또 닮았을까. 

영어에서 ‘Museum(박물관)’은 유물을, ‘Gallery(미술관)’는 예술작품을 중심으로 전시하는 기관을 일컫는데 반해, 프랑스어에서는 ‘musée’가 박물관과 미술관을 포함한 공공 전시 기관으로, ‘galerie’는 상업적인 화랑이라는 뜻으로 주로 쓰인다.

박물관, 미술관, 갤러리의 가장 큰 차이는 작품을 사고 팔 수 있느냐의 여부이다. 공공적 성격을 띠는 박물관, 미술관은 작품을 구입할 수는 있어도 판매는 할 수 없는 데 반해 갤러리는 대부분 작품의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상업성이 강하다. 박물관이 세상의 거의 모든 분야를 두루 아우르며 거의 모든 것을 전시하는 데 반해 미술관과 갤러리는 대개 미술에 한정해 작품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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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세상 만물을 소장한 곳
박물관은 미술관이나 다른 종류의 전시 시설을 포함하는 폭넓은 개념이다. 박물관의 사전적 의미는 ‘고고학적 자료, 역사적 유물, 예술품, 그 밖의 학술 자료를 수집ㆍ보존ㆍ진열하고 대중에게 전시하여 연구와 교육에 기여할 목적으로 만든 비영리 공공시설’이다. 한자를 풀면 넓을 박(博), 만물 물(物)자를 써서 세상의 온갖 만물을 소장한 장소라는 뜻.
크게는 민속ㆍ미술ㆍ과학ㆍ역사박물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사물이 존재하기에 박물관의 종류를 테마별로 따지면 고궁박물관, 해양박물관, 정원박물관, 자동차박물관, 셜록홈즈박물관 등 수천, 수만 가지에 이른다. 김치와 김장이야기에 집중하는 뮤지엄김치간(www.kimchikan.com)처럼 치즈, 맥주, 라면 등 다양한 음식과 음식문화를 다루는 박물관도 있다. 

미술관, 전문성을 띤 미술박물관
미술관은 미술박물관의 줄임말로, 박물관 중에서도 특히 ‘회화ㆍ조각ㆍ공예ㆍ건축ㆍ사진 등 미술에 관한 자료(작품)를 전시하는 시설’을 말한다. 박물관처럼 공공적인 성격을 띠지만 대개 한 장르만 집중적으로 수집하고 전시하는 경우가 많아 그 분야에서는 박물관보다 전문성을 띤다. 시대별, 양식별(현대미술, 근대미술, 회화, 판화, 공예 등)로 나뉘기도 하고, 인상파미술관, 피카소미술관, 환기미술관, 간송미술관 등 화파, 작가, 소장자별로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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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작품을 판매할 수 있어요
화랑이라고도 한다. 규모가 작으면 갤러리, 크면 미술관, 박물관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박물관처럼 큰 갤러리도 있다. 갤러리라는 영어 표현은 우리나라에서 미술관, 갤러리, 화랑 등으로 번역되기도 하기에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갤러리는 박물관, 미술관과 달리 작품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수익사업체를 이른다. 갤러리 전시는 특별한 기획전을 빼고는 무료이며 전시된 작품은 구입이 가능하다. 

전시를 넘어서 교육까지
박물관, 미술관, 갤러리는 모두 전시 공간이지만 이곳에서 전시만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 공공성을 지닌 박물관, 미술관은 전시를 통해 대중을 교육하는 목적도 갖고 있다. 특히 박물관의 경우 대중을 위한 교육은 전시에 버금가는 중요한 기능이자 역할로, 이는 박물관과 갤러리의 어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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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 예술의 신 ‘뮤즈’의 전당
갤러리라는 말은 기원전 알렉산더대왕의 궁정 회랑(回廊: Gallery)에 예술작품들을 전시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17세기에는 궁정이나 시청 건물 안에 그 시대 유명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모아놓은 전시 공간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대중이 아니라 귀족, 지식인 등 사회적 신분이 높은 일부 계층을 위한 것이었다. 박물관의 영어 표현인 뮤지엄(Museum)의 어원은 ‘무세이온(Museion)’. 그리스의 학문과 예술의 신인 뮤즈들의 전당이란 뜻이다. 무세이온은 뮤즈들을 위해 만들어진 예술 작품이 전시되는 공간이자 철학적 논의가 오고가는 공공의 장소였다고 알려진다. 지금으로 따지면 열려 있는 학술 연구 기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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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오늘날 박물관은 그때의 무세이온처럼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감상과 체험을 바탕으로 한 교육, 더 나아가 우리의 감성을 깨우고 풍부하게 채워주는 일상 속 휴식이라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러니 어려워 말고 박물관 속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좀 더 관심을 가져보자. 이제 박물관은 잠깐 들렀다 나오는 곳이 아니라 누구나 머물러 배우고, 즐길 거리가 가득한 매력적인 복합 문화 공간이니 말이다.

CREDIT

프리랜서 작가 한정혜

사진톤 스튜디오

자문풀무원 ‘뮤지엄김치간(間)’ 설호정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