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 고소한 진녹색 천연 종합영양제, 시금치

By on 2월 12, 2016

몸과 마음이 움츠러드는 겨울, 식탁 위에 싱그러운 초록빛 에너지를 전해 주며 우리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음식이 있다. 바로 대표적인 겨울 제철 채소 시금치다. 뽀빠이가 위기 상황에서 늘 먹고 힘을 냈던 시금치는 실제로도 영양 만점 채소로도 유명하다. 이번 주에는 우리 가족 원기 회복을 목표로 신선한 시금치 요리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pmo웹진1602_제철노트_시금치(메인)추위와 바닷바람이 ‘강하게’ 키운 채소
시금치는 콩나물과 함께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엄마표’ 나물 반찬의 대표적인 재료다. 푸르른 것들을 보기 힘든 겨울에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소금과 참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 진초록빛 시금치는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인다. 시금치는 특히 겨울에 맛이 있다. 요즘은 사계절 시금치를 먹을 수 있지만 시금치는 역시 제철인 겨울에 먹어야 제맛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시금치 산지는 포항, 남해, 신안으로, 각각 지역 특색에 맞게 포항초, 남해초, 섬초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린다. 이곳의 시금치들은 모두 노지에서 차갑고 짭조름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자란다.
시금치는 원래 추위에 강한 채소지만, 혹독한 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뿌리를 깊게 내리고 옆으로 퍼진 형태로 자라며 작은 키를 유지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래서 잎이 두툼하고 색이 진한 겨울 제철 시금치는 땅딸막하며 붉은빛이 감도는 뿌리가 길고 튼실하다. 겨울 시금치는 고소하고 당도도 높으며 잘 무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계절에 키운 것보다 영양가도 높다. 겨울 시금치는 여름 시금치에 비해 비타민C 함량이 세 배 정도나 높다고 한다. 

뽀빠이가 지닌 힘의 비밀은 시금치?
시금치 하면 떠오르는 캐릭터는 역시 뽀빠이다. 시금치를 먹으면 괴력을 발휘하는 이 캐릭터 덕분에 1930년대에 미국에서 시금치 소비량이 엄청나게 증가했다는 이야기는 아주 유명하다. <뉴욕타임즈>가 꼽은 10대 슈퍼푸드 중 하나인 시금치는 실제로 몸에 좋은 각종 영양소를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녹색채소다. 시금치가 지닌 영양성분을 나열해 보면 왜 ‘슈퍼’ 푸드라 불리는지 잘 알 수 있다.
시금치는 채소 중에서도 항산화작용을 돕는 비타민C와 비타민A 함유량이 아주 높은 채소로 손꼽힌다. 몸에 안 좋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비타민C와 비타민A가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을 평소에 많이 먹으면 노화 방지나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시금치는 우리 몸의 혈액을 건강하게 해 주는 철분과 엽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그래서 특히 평소 빈혈 증세가 좀 있는 사람이나, 한참 자라나는 아이들과 임신부는 시금치와 친해지면 좋다. 
시금치는 눈 건강을 지키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눈 안쪽 망막 중심부에 있는 신경조직인 황반의 주요 구성 성분이 루테인인데 시금치에 루테인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서 루테인이 감소하며 눈의 노화가 진행되는 사람들도 시금치 같은 푸른 잎채소를 즐겨 먹으면 좋다. 

제목 없음-1시금치를 먹을 때 기억해야할 것
시금치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에 하나가 시금치를 많이 먹으면 요로결석이 생긴다는 것이다. 시금치에 옥살산이라 불리는 수산(蓚酸)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생긴 오해다. 이 수산은 칼슘과 결합하기 쉬운 특성이 있어 몸 안에 돌을 만들 수 있기는 하지만, 매일 500그램 이상 먹어야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실 신경 쓸 필요가 별로 없다. 그래도 시금치는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 두부 같은 음식과 함께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또한 시금치는 비타민C와 엽산이 아주 풍부하게 들어 있지만, 수확한 지 오래될수록, 가열할수록 급격하게 영양소 파괴가 진행되기 때문에 가능한 한 신선한 것을 사용해 최소한의 열을 사용하여 조리하는 것이 좋다. 시금치를 데칠 때는 소금을 조금 넣고 두꺼운 부분인 뿌리 쪽부터 끓는 물에 넣고 숨만 죽으면 재빨리 꺼내 차가운 물로 씻는다. 겨울철 시금치를 고를 때는 포기가 작고 줄기가 짧으며 잎이 진한 녹색으로 두껍고 탄력 있는 것을 선택한다. 특히 뿌리는 진한 붉은색이 도는 것을 선택해 가능하면 많이 살려서 다듬는 것이 뿌리에 농축된 영양까지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시금치를 주로 김밥이나 잡채 속에 넣거나, 무침이나 된장국으로 많이 먹지만, 서양 사람들은 생으로 많이 먹는다. 생시금치는 건강에 좋기 때문에 가끔 녹즙을 만들어 먹거나, 샐러드에 넣어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상큼하게 겉절이를 해먹는 것도 시금치를 신선하게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시금치만두탕’ 요리법 보러가기] 

사진. 톤스튜디오
요리와 스타일링. 그린테이블 김윤정(자연요리연구가), 조현연/양서희(어시스트) 

글을 쓴 전은정은 ‘목수책방’이라는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며 자연, 생태, 농업 관련 책들을 펴내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살리는 먹거리에 늘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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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과 자연을담는큰그릇에 오래도록 연정을 품고 있는 구력있는 전문 프리랜서 기자들과 풀무원 웹진 담당 에디터가 함께 '자연을담는큰그릇'을 만들어나가는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