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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영화 <새 구두를 사야해>

Jadam | 20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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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많은 사람들이 최고의 일본 영화로 <러브레터>를 꼽곤 합니다. 일본 영화 특유의 덤덤하게 그려내는 일상이 마음을 두드렸기 때문이겠죠. 일본 영화의 거장 이와이 슌지 감독의 연출과 1인 2역을 멋지게 소화해낸 주인공 나카야마 미호의 열연은 2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재개봉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영화는 바로 그 러브레터를 명작의 반열에 오르게 한 이와이 슌지 감독과 나카야마 미호가 다시 만난다는 사실만으로 많은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영화 <새 구두를 사야해> 입니다. 

여동생과 함께 파리에 온 센(무카이 오사무)은 사진작가입니다. 하지만 파리 도착과 동시에 동생은 각자 행동하자며 카메라 장비만 두고 센을 떠나버립니다. 센이 짐을 정리하는 사이 외투에서 떨어진 여권을 지나가던 프랑스 신문기자 아오이(나카야마 미호)가 밟고 넘어집니다.
구두가 부러진 여자, 여권이 찢어진 남자. 이것이 두 사람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여자는 남자에게 대사관 위치를 알려주고 남자는 여자의 구두를 고쳐줍니다. 두 사람은 짧은 인사를 나누고 헤어집니다. 

하지만 여동생에게 버려지는 바람에 묵을 호텔 이름조차 모르는 센은 결국 아오이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하게 됩니다. 호텔까지 가는 길을 설명하며 자연스럽게 파리를 안내를 하게 되고 센은 고마운 마음에 저녁식사를 제안합니다. 에펠탑을 보며 도쿄타워를 그리워할 정도로 외로운 나날을 보내던 아오이는 오랜만에 만난 일본사람과의 대화에 기분이 풀리며 술에 취해버립니다. 

미호가 없으면 호텔을 찾아갈 수 없는 센은 어쩔 수 없이 아오이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습니다. 그녀의 욕조에서 말이죠.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다고 말하는 듯 욕조에서 잠들어 있는 연하남의 모습은 아오이는 물론 관객들도 ‘심쿵’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함께 아침을 먹고, 함께 피아노를 치고, 함께 파티를 준비하고…. 그리고 또 다시 술을 마시고. 서로의 고민을 이야기 하며 가까워지는 두 사람. 아오이는 거실 바닥에 누워있는 센을 보고 그의 옆에 몸을 눕힙니다. 자연스럽게 감싸 안은 센의 품에서 그녀는 감춰왔던 자신의 이야기를 합니다. 프랑스에서 겪은 결혼과 이혼, 그리고 아이를 잃은 아픔을 말이죠. 그리고 그들은 여느 연인처럼 파리를 관광합니다. 마음을 나눈 그들이지만 그들의 대화엔 짙은 아쉬움이 묻어 있습니다. 센이 다음날 떠나기 때문이죠. 남아야 하는 여자와 떠나야 하는 남자. 

“아오이 씨에게 에펠탑은 특별한가요?”
“특별하진 않지만 항상 거기에 있잖아요. 사람들은 어디론가 가버리니까….”
“아…, 나도 아오이 씨의 에펠탑이 되면 좋을 텐데.” 

시작부터 헤어짐을 알고 있었다는 듯 그들은 그렇게 노을 지는 파리를 뒤로하고 서로의 길을 떠납니다. 센이 일본으로 돌아간 어느 날 아오이는 센이 보낸 소포를 받습니다. 그 안에는 새 구두가 들어있죠. 그리고 그녀는 문을 활짝 열고 그 구두와 함께 밖으로 나갑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파리였지만 햇살도 바람도 더 포근하게 느껴집니다. 그녀가 아픔을 이겨내고 밖으로 나가길 원했던 센의 바람이 전해졌기 때문일까요? 

+그 요리
뉴욕이 보고 싶은 사람에겐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를 추천하듯 파리가 보고 싶다면 이 영화가 제격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진작가라는 주인공의 직업처럼 파리를 너무도 예쁘고 아름답게 그려냈거든요. 뿐만 아니라 영화 속에 등장하는 요리도 파리를 닮아 있습니다. 그중에서 소개해드리고 싶은 요리는 센과 아오이가 함께 만들던 프랑스의 식사용 파이 ‘키쉬(Quiche)’ 입니다. 키쉬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달콤한 파이가 아닌 계란과 훈제 베이컨 조각, 치즈가 들어가는 식사용 파이인데요. 조리과정이 제법 간단해 연인이나 아이들과 함께 만들기 좋은 요리입니다. 나란히 서서 함께 무언가를 만들며 마음을 전한다는 게 참 멋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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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전하고 싶다면, 시금치 키쉬 

준비하세요(지름 20㎝ 타르트 2개 분량)
시금치 ½단, 양파 1개, 양송이버섯 7개, 대파(흰 부분) 1대, 소금, 후춧가루 약간, 카놀라유 약간, 풀무원 비타민D담은달걀 2알, 생크림 2컵, 풀무원 자연치즈 슈레드 마일드체다 3~4큰술, 그뤼에르 치즈 ½컵, 다진 허브 1큰술, 타르트 셀 재료{버터 225g, 중력분 340g, 소금 5g, 찬물 120g}, 콩 40알(또는 누름돌) 

만들어보세요(파이지 부분)
1. 중력분과 소금은 섞어서 체에 내린 뒤 밀가루 가운데를 오목하게 판다.
2. 잘게 자른 차가운 버터를 넣고 주걱으로 섞는다.
3. 버터가 콩알 크기로 잘리면 물을 붓고 또 섞어 반죽한다.
4. 반죽을 둥글게 말아서 랩이나 물기 짠 거즈로 살짝 덮어 냉장고에 넣고 30분 휴지한다.
5. 반죽을 꺼내 밀대로 민 뒤, 둥근 파이틀에 손으로 밀착시켜 앉힌다.
틀 밖으로 나온 상단 부분은 칼로 잘라낸다.
6. 포크로 반죽 바닥에 구멍을 여러 개 뚫은 뒤, 냉동실에 30분간 두어 모양을 잡는다.
7. 파이지를 꺼내 유산지를 깔고 준비한 콩을 붓는다.
8. 19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18분간 구운 뒤 기름종이와 콩을 걷어낸다.
파이지만 넣고 8분간 더 굽는다.

만들어보세요(시금치 키쉬)
1. 시금치는 뿌리를 제거하고 5㎝ 간격으로 썰어둔다.
2. 양송이버섯은 2㎝ 간격으로 슬라이스하고 양파, 대파는 얇게 채 썬다.
3. 생크림, 달걀, 소금. 후춧가루, 체다 치즈, 그뤼에르 치즈를 볼에 담고 섞는다.
4. 달군 팬에 카놀라유를 두르고 양파를 넣고 투명해질 때까지 볶는다.
5. 시금치, 양송이, 양파, 대파를 넣고 3분 더 볶는다.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다.
6. 식힌 타르트 셀에 ③, ⑤를 붓고 치즈를 뿌린다.
7. 쿠킹호일로 덮어 175도로 예열한 오븐에 30분 굽는다.
8. 호일을 벗겨 10~15분 더 굽는다. 속이 다 익었는지 젓가락으로 찔러 확인한다.
9. 오븐에서 꺼내 식힘망에서 살짝 식힌 뒤, 원하는 크기로 잘라 접시에 담는다.
10. 체다 치즈와 다진 허브를 뿌린다. 

덧붙이는 말
파이지 반죽을 만들 때 달걀을 넣지 않고 물만 넣으세요.
담백하고 바삭한 파이지가 완성되어 재료의 맛이 더 잘 느껴지게 됩니다. 

글을 쓴 차지훈은 홍보대행사 미스터커뮤니케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 악기, 보드, 슬라럼, RC 등 취미 갖기가 특기인 굉장히 활동적인 남자인데 의외로 담백한 일본드라마가 취향이다.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1리터의 눈물>.

CREDIT

프리랜서 작가 차지훈

사진톤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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