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담는 큰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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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담큰 편집실] 솜털 같은 순간들

Jadam | 201605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점점 빨리 흐른다고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피부로 느낄 만큼 우리가 예민해진 걸까요? 아니면 나 혼자만 타임 슬립을 한 걸까요? 사실 이게 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나빠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젊었을 때는 순간순간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기에 기억의 두께만큼 시간의 층이 두텁게 느껴지지만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나빠지니 하루에서 고작 한두 시간만 기억에 남고 결국 눈 깜짝할 사이에 일 년이 지나간 듯 느껴진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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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기억은 기록에 기인하는 습성이 있어 우리의 남루한 기억력은 사진이나 메모 같은 보조 장치들의 활약으로 되살아나곤 합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사진의 힘은 대단한 편이지요. 때론 한 장의 사진이 지나간 일상 속에 느꼈던 미세한 감각마저 솜털처럼 일으켜주곤 하지 않던가요? 지난 이른 봄에 있었던 <자연을담는큰그릇>의 촬영 현장 사진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니 <자담큰> 독자 여러분과도 공유하고 싶은 소소한 순간들이 생각나 슬며시 꺼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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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반 위에 누워있는 주꾸미들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국산과 외산을 구분하는 방법을 열심히 들어뒀었죠. 잠깐, 머리가 큰 녀석이 국산이던가요? 구분법은 기억이 안 나지만 주꾸미 요리법은 ‘오늘뭐먹지?’에 올라와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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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햇살이 은은히 흔들리는 촬영장 창가에 양파며 허브며 당근들이 투명한 물컵에 담겨 일광욕을 즐기고 있더군요. 시들시들 하던 녀석들이라도 물과 조금의 햇빛만 있으면 저렇게 씩씩하게 뿌리를 내리고 잎을 피워낸다니 놀랍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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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스타일리스트 실장님이 키우고 있는 귀여운 유리 온실. 그 안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허브를 조금씩 잘라 허브 요리 촬영에 요긴하게 써먹었더랬지요. 바질 새우전도 부치고 로즈마리 감자 구이도 만들고. 요리법은 역시 ‘오늘뭐먹지?’에 실려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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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색깔의 토마토도 있네요!” 온몸으로 상큼함을 뿜어대던 알록달록한 토마토들. <자담큰> 편집실 식구들은 카메라 앞에 식재료들이 놓여질 때마다 어디서 구했는지 얼마에 샀는지 꼼꼼히 챙깁니다. 때로는 작은 요리강의가 펼쳐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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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스러운 그릇들이 정갈하게 쌓여있는 기나긴 그릇장. 책이 잔뜩 꽂혀있는 서가를 닮았죠? 새로 이사를 간 <그린테이블>에 마련된 그릇장인데요. 언젠가 여러분도 저도 저런 그릇장을 장만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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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요리in컬처’ 코너에서 소개하는 영화 <새 구두가 필요해>에 등장하는 요리 ‘키쉬’가 카메라 앞에 대령하자 영화 속 아쉬운 로맨스에 대해 잠시 열띤 토론이 벌어졌던 것 같습니다. 아니, 그건 기획회의 때의 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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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사진을 찍는 일이 줄고 ‘셀피’도 찍지 않게 되는 법이지만 나빠지는 기억력을 붙들기 위해서라도 사진을 좀 더 찍어두는 건 어떨까요. 오늘보다 조금 더 어리고 젊었고 궁금한 게 많았던 어제의 우리를 기억해두기 위해, 따뜻한 햇살 속 솜털 같은 순간들을 잊지 않기 위해 말입니다.

CREDIT

<자연을담는큰그릇> 편집실

사진MRcomm